방사능 공포의 진실과 오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유출된 요오드, 세슘, 제논 등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 전역에서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인체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 원자력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럼에도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방사선·방사능·방사성 물질은 어떻게 다른가?
방사선은 원자핵이 스스로 붕괴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가 강한 일종의 파동이다. 이 방사선이 인체에 해로운 이유는 우리 몸에 닿을 경우 세포와 DNA 등을 변형시켜 정상 세포를 암세포로 바꾸거나 백혈병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는 능력을 ‘방사능’이라 부른다.
‘방사성 물질’은 방사능을 가진 물질, 즉 방사선을 내뿜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물질을 의미한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연료로 쓰이는 우라늄이 대표적이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누출된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 역시 방사성 물질에 해당한다. 방사성 물질은 방사선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데, 몸에 달라붙거나 체내에 들어와 지속적으로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부나 의복 등에 의한 외부 피폭은 샤워나 옷을 갈아입는 방법으로 제거가 가능하지만, 호흡이나 음식물 섭취를 통해 인체 내부에 축적된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은 끓이면 안전하지 않을까?
방사능을 지닌 방사성 물질로 인해 인체, 음식물, 환경이 오염되는 현상을 ‘방사능 오염’이라고 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23일 도쿄 도내 수돗물에서 유아 음용 기준치인 100베크렐(㏃)을 초과한 210㏃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며, 12개월 이하 유아에게 수돗물을 먹이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성인의 경우 음용 기준치가 300㏃이기 때문에 수돗물을 마시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은 가정용 정수기를 사용하거나 끓여서 소독하더라도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없다.
도쿄도는 “장기간 섭취하지 않으면 건강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도쿄 지역 상점에서는 생수 사재기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의 방사선을 맞으면 위험한가?
방사선 피폭량을 측정하는 단위는 시버트(Sv)이며, 1시버트는 1,000밀리시버트(mSv)에 해당한다.
일반인이 병원에서 X선 촬영을 할 경우 약 0.03~0.05mSv(흉부 X선은 약 0.1mSv)의 방사선을 피폭하게 된다.
현행 원자력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 피폭 허용 한도는 1mSv, 원전 종사자의 경우 연간 50mSv로 정해져 있다.
지난 3월 15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사고 직후 방사선 수치가 폭발 이전보다 수천 배 높은 시간당 400mSv까지 치솟기도 했다.
방사능도 감기처럼 전염되나?
방사능은 감기나 전염병처럼 사람 간에 전염되는 것이 아니다. 방사능에 노출되는 경우는 주로 방사성 물질을 흡입했거나,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원자력 발전소와 같이 방사선량이 높은 장소에서 피폭됐을 때, 또는 병원에서 X선이나 CT 촬영을 했을 때 등으로 나뉜다.
X선이나 CT 촬영과 같은 진료 목적의 일시적 피폭은 방사성 물질이 체내에 남지 않는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질을 흡입해 체내에 방사성 물질이 잔류할 수는 있으나, 이 역시 타인에게 전염되지는 않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 전역에서 검출
후쿠시마와 우리나라 사이의 거리는 약 1,000km 이상으로, 이는 과거 체르노빌 원전과 스웨덴 사이의 거리와 비슷하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방사성 물질이 스웨덴에서 검출되며 인체와 식품,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체르노빌 사고로 인해 스웨덴 국민이 피폭된 총 방사선량은 약 0.2mSv로, 자연 상태에서 받는 방사선량보다도 적은 수준이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까지 도달하더라도 국민의 예상 연간 피폭량은 0.1mSv 이하일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지난 3월 28일 서울과 춘천 등 국내 12곳의 측정소에서 공기 중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분석 결과 방사성 요오드는 0.049~0.356㏃/㎥ 수준이었으며, 이를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일반인 연간 허용치인 1mSv의 약 20만 분의 1에서 3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검출량 자체는 인체에 무해한 극미량이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이 국내까지 확산됐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한반도 대기 및 연안에 대한 방사능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때 요오드 정제 사재기 열풍
안정화 요오드로 불리는 요오드화칼륨(KI)은 원전 사고 시 발생하는 요오드-131과 같은 방사성 핵분열 생성물이 체내로 흡수되어 갑상선 호르몬에 이상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된다. 방사성 요오드를 흡입하기 24시간 전에 복용하거나, 흡입 후라도 최소 15분 이내에 투여하면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다.
그러나 피폭 위험이 낮은 지역에서 요오드를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 또한 다시마, 미역, 김 등 요오드를 많이 함유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 역시 방사성 요오드에 대한 예방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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