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도 산소 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뇌에 산소 공급이 단 10초만 끊겨도 의식을 잃게 됩니다. 이처럼 산소의 필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산소 결핍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산소가 2%만 부족해도 위험
“아저씨는 산소 없이 살 수 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산소 음료를 표방하며 등장한 한 음료 회사의 TV 광고에 나오는 이 멘트처럼, 산소는 생명의 근원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현대화·산업화된 요즘,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아파트·공장·사무실 등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는 우리에게서 엄청난 양의 산소를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산소 부족은 두통이나 무기력증 같은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천식, 뇌졸중, 심장병, 동맥경화와 같은 심각한 질병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1931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독일의 오토 바르부르크(Otto Warburg)는 암의 발생 원인이 산소 부족에 있다는 ‘산소 부족설’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산소 농도가 19.5% 이하로 떨어질 경우 집중력 저하, 구토, 두통과 같은 저산소증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2004년 국내 한 방송사가 실시한 실험에서는 밀폐된 차량 안에 5명을 태우고 시동을 걸었을 때, 30분 후 차량 내부의 산소 농도가 20.4%에서 18.5%로 낮아졌습니다. 45분이 지나자 호흡이 곤란해져 실험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실험에 따르면 산소 농도가 18%일 때 운전자들의 브레이크 반응 속도가 빨라졌는데, 이는 피로도가 약 50%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즉, 저농도 산소 환경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저산소 상태 실험 결과, 산소 농도 8%를 마신 피험자는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한 반면, 30% 산소를 마신 피험자는 뇌 활동이 증가해 지각 능력과 언어 과제 수행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소 농도의 차이가 인간의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의 저산소 공간
산소 결핍은 근로자에게도 중대재해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입니다. 특히 매년 여름철이 되면 밀폐 공간에서 작업하던 중 산소 부족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할인 매장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서비스업 종사자, 자동차·버스·지하철·비행기 등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근무하는 근로자들도 산소 결핍으로 인한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하철 역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의 역무원이 무기력증과 두통 등 저산소증 초기 증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85%는 그 원인으로 유해 환경과 산소 부족을 꼽았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공기 중 산소 농도가 18% 미만인 상태를 ‘산소 결핍’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산소 결핍 위험 작업장에서는 환기 및 공기 호흡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측정 결과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의 산소 농도는 19.4%, 찜질방 내부는 18.5%, 밀폐된 자동차 내부는 18%에 불과했습니다. 모두 저산소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수준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한 농도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저산소 공간이 우리 주변에 매우 많고, 우리가 언제든 쉽게 출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잊고 있는 산소의 중요성
이처럼 현대인들은 저산소 공간이라는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음에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소 결핍 상태에 점점 적응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처럼 단열과 보온을 중시하는 건물은 실내 환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산소 농도가 쉽게 낮아집니다. 밀폐된 방에서는 산소 농도가 시간당 약 0.1% 감소하는 반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10배 이상 증가해 최대 5,000ppm까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환경 기준상 이산화탄소 농도가 1,000ppm을 넘으면 환기가 필요합니다. 5,000ppm이라는 수치는, 한마디로 ‘탄산가스 통 안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환경입니다.
담배 연기 속에 포함된 일산화탄소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비슷한 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극성 물질이 체내로 들어오면, 인체는 자기 방어 작용으로 기관지를 반사적으로 수축시켜 산소가 폐까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도록 합니다.
인간은 지금까지 아무런 대가 없이 소중한 산소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환경 오염이 심화되면서 이제는 산소를 ‘사서’ 마시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소중함을 잊고 있는 산소. 저산소 상태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산소가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소가 부족하면 나타나는 증상
- 뇌: 뇌졸중
- 눈: 안구 건조, 각막 부종
- 코: 수면무호흡증
- 귀: 이명
- 심장: 심혈관계 질환
- 태아: 저체중, 정신지체
- 피부: 노화, 트러블
- 암: 발생률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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