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40대 전후의 남자 혹은 여자이다.
출근길에, 혹은 계단을 내려가다가, 혹은 작업장에서 살짝 미끄러져서 발목을 접질렸습니다. 약간 붓고, 통증은 있었지만 참을 만하여 병원은 가지 않았죠. 2-3일간은불편감이있었지만일주일이지나니통증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겨울철 빙판길, 물기가 많은 작업장, 미끄러운 바닥, 계단 등 미끄러짐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납니다.
평소 발목을 유난히 잘 접질리는 사람은 아마 처음에는 위와 같은 일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들은 나이가 더 들어 발목의 불안정증이나 발목 관절염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발목의 구조와 손상의 구분
우선 발목의 구조은 어떨까요? 발목은 정강뼈(경골)와 종아리뼈(비골) 사이에 목말뼈(거골)가 끼어 있는 구조의 경첩관절로 발등과 발바닥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관절입니다. 뼈끼리 직접 닿는 부분에는 관절연골과 윤활유와 같은 관절액이 있어 발목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합니다.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는 관절을 이루는 뼈를 안정화하고 그 형태를 유지하여 관절을 허용된 움직임만으로 제한함으로써 관절 연골과 관절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발목을 접질리는 것은 관절이 허용된 운동범위를 벗어나 인대의 손상을 초래한 것입니다. 인대의 손상은 인대가 늘어난 신연부터 파열(부분 혹은 완전)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며 손상 정도에 따라 1도에서 3도로 구별합니다.
• 1도 손상 : 인대의 직접 파열은 보이지 않으나, 인대가 붓고 늘어나는 정도의 손상으로 통증은 있으나 체중부하와 보행이 가능한 상태임.
• 2도 손상 : 인대 실질 혹은 인대의 뼈 부착부에 부분 파열이 있는 상태로 멍이 들고 붓기와 통증이 있으며, 당장은 체중부하를 하기가 힘들지만 뚜렷한 불안정성이 없어 며칠(7일 이내) 후 체중부하가 가능함.
• 3도 손상 : 인대가 완전 파열된 상태로 멍과 붓기가 있으며 불안정성으로 인해 당분간(7일 이상)은 체중부하와 보행이 힘든 상태임.
따라서 발목을 접질린 후 통증과 부종이 발생한다면 인대의 1도 손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멍(피하출혈)이 있는 경우는 2도 이상의 인대 손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접질림 후 대처 및 처치
병원을 방문하기 전후 가능하다면 안정(Rest), 얼음찜질(Ice), 압박(Compression), 올림(Elevation)의 4가지의 영문 첫 머리 글자를 딴 RICE요법을 기억해두자. 적절한 처치는 부상의 악화를 막고 초기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 안정(Rest) : 활동을 줄이고, 필요한 경우 목발이나 지팡이 등을 이용해서 보행 시 체중을 분산시킨다. 부목을 이용해 고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 얼음찜질(Ice) : 다친 부위에 얼음 팩을 약 20분씩 하루 4~8회 가량 사용하고 가급적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수건에 싸서 사용해야 합니다. 얼음찜질은 피부, 피하, 근육 내의 온도를 저하시켜 급성 외상 후 발생하는 부종과 출혈을 감소시키고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48시간 이후에는 오히려 상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는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압박(Compression) : 손상 부위의 압박은 붓기를 줄이고 발목의 안정에 도움을 주지만 너무 심한 압박으로 혈액 순환 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올림(Elevation) : 손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여 부종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병원 방문과 치료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사는 환자의 붓기, 멍, 통증의 부위를 확인하고, 단순 방사선 검사 (X-ray)를 통하여 골절 여부를 확인합니다. 인대의 손상 여부와 손상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인대와 같은 연부 조직을 볼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할 수 있으나 검사비가 비싸고, 간단히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최근 초음파의 보급으로 인하여 비싸지 않은 검사비로 간단하게 인대의 손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동적 영상의 구현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인대 손상 치료의 목표는 인대의 위치나 길이를 원래대로 회복하는 것입니다. 만약 인대의 길이가 길어질 경우 관절이 이완되어 불안정성이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퇴행성관절염을 초래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발목을 접질리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발목을 접질리게 됩니다. 반면 인대의 길이가 짧아질 경우에는 관절의 운동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1도 손상 : 발목을 잡아주는 보조기 또는 단하지 부목 고정 후 조기 운동을 실시하며 1~2 주 후에 운동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 2도 손상 : 초기 2주간 부목 고정을 실시한 후 4주간 보조기 착용 하에 관절 운동 및 비골근(종아리근육) 강화훈련을 시행하게 됩니다. 2주가 지나 체중 부하가 가능해지면 목발은 더 이상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 3도 손상 : 초기 4주간 부목 고정을 실시하고 4주간 보조기 착용 하에 관절 운동 및 비골근 (종아리근육) 강화훈련을 시행하게 됩니다. 우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고 손상 당시 불안 정성이나 관절 연골의 손상이 동반된 경우 선택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수술적 치료는 경계해야 합니다.
▣ 보존적 치료
발목 접질림은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일정 기간의 보존적 치료 기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불안 정성, 충돌 증후군, 관절 연골 손상, 관절 내 유리체 등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 관절 불안정 : 인대가 손상된 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아 관절이 불안정하고, 만성적으로 계속 염좌가 발생하는 상태로 스트레스 부하 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관절 연골 손상 : 발목이 안쪽으로 휘는 염좌 시에는 격자 내에 위치하는 거골이 바깥쪽을 향해 기울어지면서 안쪽 부분이 서로 부딪히면서 연골 손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 관절 내 유리체 : 연골 손상으로 떨어진 연골 조각이나 뼈와 연골이 붙어 있는 조각이 관절 내 존재하는 상태로, 유리체가 관절 내에서 고정되어 있거나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수가 있어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심한 동통, 부종 및 관절 운동 제한까지 다양한 증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 결론
위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적 치료를 하더라도 손상된 발목의 연골은 재생되지 않으므로 발목의 관절염으로 진행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접질림이라도 연골 및 인대가 손상될 수 있고,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습관성 접질림 혹은 연골 손상이 발생하며, 이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평소 굽이 높거나 밑창이 딱딱한 신발 착용을 자제하고 바닥이 미끄러운 곳에서는 슬리퍼와 같이 불안정한 신발보다 발목까지 감싸주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바닥이 미끄럽거나 오르내림이 잦은 작업환경이라면 더욱 주의해 발목손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Safety > safety iss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설 안전수칙 (4) | 2024.12.26 |
---|---|
선한 사마리아인법 (2) | 2024.12.17 |
휴먼에러(Human Error) (3) | 2024.11.28 |
수면부족의 영향 (2) | 2024.11.27 |
외국인 근로자의 우울증 (36) | 2024.11.25 |
댓글